골프장은 왜 18홀일까? 9홀도 20홀도 아닌 이유 사진
골프장은 왜 18홀일까? 9홀도 20홀도 아닌 이유 사진

 

골프장에 가면 너무 자연스럽게 전반 9홀, 후반 9홀을 합쳐 18홀을 돕니다. 그래서 18이라는 숫자가 골프의 탄생 순간부터 정해져 있었거나, 경기 시간과 체력을 계산해 누군가 설계한 기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주변에서도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고물가와 라운드 비용 부담이 함께 거론되고 가성비를 내세운 리조트형 골프장의 경쟁 이야기가 나오는 한편, 파크골프장이 늘면서 시니어와 기업 대표나 CEO층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골프는 왜 꼭 18홀일까'라는 궁금증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사를 따라가면 답은 의외로 숫자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18홀은 처음부터 정한 절대 규칙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지형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한 코스의 형태가 오랜 시간 권위와 경기 문화를 얻으면서 표준이 된 결과에 가깝습니다.

초기의 골프장은 홀 수가 제각각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골프장이라고 하면 18홀 코스를 먼저 떠올리지만 초기 스코틀랜드 골프에는 전국 공통의 코스 규격이 없었습니다. USGA의 골프 역사 자료에 따르면 19세기 말 표준화가 진행되기 전에는 6홀짜리 코스부터 20홀이 넘는 코스까지 존재했습니다.

 

그 이유는 초기 골프장이 먼저 설계도를 그리고 땅을 깎아 만든 시설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스코틀랜드 해안의 모래 섞인 초지인 링크스 지형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길을 따라 공을 치면서 홀과 경기 경로가 만들어졌고, 좁고 긴 해안 지형에서는 마을에서 바깥쪽으로 나간 뒤 다시 돌아오는 'out'과 'in' 방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R&A가 소개한 골프 역사 연구에서도 당시 코스의 가치는 홀 개수를 맞췄느냐보다 잔디 상태, 퍼팅 그린, 자연 장애물과 같은 경기 조건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합니다. 9홀이나 20홀이 틀린 형태였던 것이 아니라 아직 '골프장은 몇 홀이어야 한다'는 공통 기준 자체가 약했던 시기였습니다.

핵심 요약: 초기 골프장의 홀 수는 지형과 지역의 경기 방식에 따라 달랐으며, 18홀이라는 공통 규격은 아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세인트앤드루스의 22홀이 18홀로 바뀐 과정

18홀 역사의 중심에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가 있습니다. USGA의 설명에 따르면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에는 처음에 해안의 좁고 긴 땅을 따라 11개의 홀이 이어져 있었고, 골퍼들은 그 길을 바깥쪽으로 플레이한 뒤 방향을 돌려 같은 경로를 돌아왔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완전한 라운드는 11홀을 나가고 11홀을 돌아오는 총 22홀이었습니다.

 

변화가 생긴 시점은 1764년입니다. 당시 일부 홀이 지나치게 짧다고 판단돼 여러 홀을 합치면서 한 방향의 홀 수가 11개에서 9개로 줄었고, 9개 홀을 따라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전체 라운드는 자연스럽게 18홀이 됐습니다. 누군가 18이라는 숫자를 먼저 선택하고 그에 맞춰 코스를 만든 것이 아니라 코스의 불편한 부분을 고친 결과가 18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왜 9홀이 아니라 18홀인가'라는 질문에는 조금 재미있는 답이 가능합니다. 세인트앤드루스의 당시 코스 자체는 한 방향으로 보면 9홀이었지만 골프는 출발점에서 끝나는 경기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왕복 라운드였고, 그 두 번의 9홀이 합쳐져 18홀이라는 한 경기의 길이를 만들었습니다.

핵심 요약: 세인트앤드루스는 원래 22홀 라운드였으며, 1764년 짧은 홀들을 합쳐 한 방향 9홀, 왕복 18홀의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18홀이 생겼다고 바로 세계 표준이 된 것은 아닙니다

1764년에 세인트앤드루스가 18홀 라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다른 골프장들이 즉시 따라간 것은 아닙니다. 18홀이 탄생한 시점과 18홀이 표준이 된 시점 사이에는 100년이 넘는 긴 간격이 있었고, 그동안 지역마다 서로 다른 수의 홀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레스트윅입니다. 1860년 최초의 디 오픈이 열린 프레스트윅 골프장은 당시 12홀이었고, 첫 대회는 이 12홀 코스를 하루에 세 차례 돌아 총 36홀로 치러졌습니다. 세계적인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조차 반드시 18홀 코스에서 열릴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은 20홀이 배제되고 18홀이 선택된 특별한 수학적 이유가 없었다는 점도 보여 줍니다. 6홀부터 20홀이 넘는 코스가 공존하던 환경에서 18홀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였고, 이후 세인트앤드루스의 명성과 대회 운영 방식, 골프 클럽 사이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다른 코스들이 점차 그 형태를 참고하게 됐습니다.

핵심 요약: 18홀은 1764년에 등장했지만 곧바로 규칙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1860년 첫 디 오픈도 12홀 코스에서 열릴 만큼 여러 형태가 오랫동안 공존했습니다.

세인트앤드루스의 권위가 18홀을 표준으로 만들었습니다

변화가 빨라진 것은 19세기 후반입니다. R&A가 소개한 골프 역사 연구는 1880년대 골프의 인기가 확대되면서 18홀이 이상적인 코스 규모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세인트앤드루스 역시 오래전부터 골프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었고, 그곳의 코스와 경기 관습을 본받으려는 영향력도 커졌습니다.

 

결정적인 변화는 골프 규칙을 여러 클럽이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났습니다. USGA 골프 역사 자료에 따르면 1890년대 후반 영국의 골프 클럽들이 세인트앤드루스의 Royal and Ancient Golf Club을 규칙을 만드는 중심 기관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R&A 규칙에 따른 라운드 역시 18홀을 기준으로 삼게 됐습니다. 서로 다른 홀 수를 가진 클럽들은 코스를 늘리거나 줄여 이 기준에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은 생활 도구의 규격이 표준화되는 모습과도 닮았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형태가 경쟁하지만 많은 사람이 같은 규칙으로 경기하고 다른 지역을 방문해 플레이하려면 공통된 길이가 편리해집니다. 이미 높은 권위를 가진 세인트앤드루스가 18홀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숫자를 다시 정하기보다 그 관습이 국제적인 기준으로 확산된 것입니다.

핵심 요약: 18홀을 세계적인 기준으로 만든 것은 숫자 자체의 우수성보다 세인트앤드루스의 권위와 19세기 후반 골프 규칙의 표준화였습니다.

18홀은 전통이지만 골프의 유일한 길이는 아닙니다

최근 골프 비용과 라운드 시간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반대로 파크골프처럼 다른 형태의 골프가 주목받는 모습을 보면 18홀이라는 오랜 기준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짧은 코스와 긴 코스가 함께 존재했던 것이 오히려 골프의 원래 모습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R&A 골프 규칙도 '라운드'를 반드시 18홀만으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규칙 5에서는 라운드를 위원회가 정한 순서로 플레이하는 '18홀 또는 그보다 적은 홀'로 정의하고 있으므로 9홀 경기도 골프 규칙의 범위 안에 있습니다. 18홀은 완전한 전통적 라운드의 대표 기준이지만 9홀 플레이 자체가 잘못된 방식인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골프장이 왜 9홀도 20홀도 아닌 18홀인가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은 '세인트앤드루스가 그렇게 되었고, 이후 골프 세계가 그것을 공통 기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764년의 코스 정비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숫자가 19세기 골프의 성장과 규칙 표준화를 거치며 하나의 전통이 되었고, 우리가 오늘 당연하게 보는 전반 9홀과 후반 9홀에도 그 역사가 남아 있습니다.

핵심 요약: 18홀은 절대적인 자연 법칙이 아니라 오랜 관습이 표준이 된 숫자입니다. 오늘날 규칙에서도 18홀보다 짧은 라운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골프 18홀은 위스키 한 병의 18잔에서 유래했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공식 골프 역사 자료가 설명하는 18홀의 형성 과정은 위스키가 아니라 1764년 세인트앤드루스의 코스 변경과 이후의 규칙 표준화입니다. 따라서 위스키 18잔 이야기를 18홀의 역사적 기원으로 볼 근거는 부족합니다.

세인트앤드루스는 처음부터 18홀 골프장이었나요?

아닙니다. 초기에는 한 방향으로 11개의 홀을 플레이하고 같은 길을 돌아와 전체 22홀을 도는 방식이었으며, 1764년 짧은 홀들이 합쳐지면서 한 방향 9홀, 왕복 18홀의 라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9홀만 플레이해도 정식 골프 라운드인가요?

현재 R&A 골프 규칙은 라운드를 위원회가 정한 순서로 플레이하는 18홀 또는 그보다 적은 홀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18홀이 전통적인 기준이라고 해서 모든 골프가 반드시 18홀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자료

USGA - FAQ: Golf History Questions

R&A Publications - Why Are There Eighteen Holes?

National Library of Scotland - Early moments in Scottish golf

The Open - The 1st Open

The R&A - Rule 5: Playing the R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