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이름은 누가 정할까? 돌핀이 태풍 이름이 된 이유 (이름 목록, 국가별 제안, 제명 기준) 사진
태풍 이름은 누가 정할까? 돌핀이 태풍 이름이 된 이유 (이름 목록, 국가별 제안, 제명 기준) 사진

 

요즘 뉴스에서 제13호 태풍 '돌핀'이라는 이름을 자주 보게 됐습니다. 돌핀이라고 하면 돌고래가 먼저 떠오르고, 오마이걸의 노래나 돌핀팬츠처럼 이미 익숙한 다른 단어들도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그래서 한때 인기 있었던 단어를 태풍 이름으로 골랐나 하는 궁금증도 생깁니다. 태풍 이름이 그때그때 유행하는 키워드에서 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왜 하필 지금 돌핀일까'라는 의문이 더 커질 만합니다.

 

하지만 돌핀은 2026년에 새로 만들어진 이름도, 최근 유행을 반영해 고른 이름도 아닙니다. 홍콩과 관련된 사연을 가진 이름이 이미 정해진 국제 목록 안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다시 사용된 것입니다.

돌핀은 왜 태풍 이름이 되었을까

'Dolphin'은 홍콩이 제안한 태풍 이름입니다. 일본 기상청 RSMC 도쿄 태풍센터의 공식 명단은 이 이름을 홍콩 수역에 사는 'Chinese white dolphin', 즉 중화흰돌고래에서 가져왔으며 홍콩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합니다.

 

돌핀이 명단에 들어간 과정도 꽤 흥미롭습니다. 홍콩천문대는 2005년 홍콩 라디오방송과 함께 태풍 이름 공모전을 열었고, 기존의 Yanyan과 Tingting을 대신할 후보를 마련했습니다. 처음 제안한 Taichi와 Kapok은 다른 언어권에서 좋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어 태풍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예비 후보였던 Dolphin과 Lionrock이 선택됐습니다.

 

현재 태풍위원회 운영 매뉴얼에는 Dolphin이 Yanyan을 대신해 2006년부터 명단에 들어간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후 일본 기상청 기록을 보면 Dolphin은 2008년 제22호, 2015년 제7호, 2020년 제12호에 사용됐고 다시 순서가 돌아와 2026년 제13호 태풍의 이름이 됐습니다.

핵심 요약: 돌핀은 최근 유행 때문에 생긴 이름이 아니라 2005년 홍콩의 태풍 이름 공모 과정에서 후보가 되었고, 기존 Yanyan을 대신해 국제 태풍 이름 목록에 들어간 이름입니다.

태풍 이름은 누가 정하고 실제로 누가 붙일까

북서태평양에서는 1999년까지 미국이 정한 영어 이름을 사용했지만 2000년부터 체계가 바뀌었습니다. ESCAP/WMO 태풍위원회 회원들이 제안한 아시아 지역의 고유한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각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고, 친숙한 명칭을 통해 태풍에 대한 관심과 방재 의식을 높이려는 취지였습니다.

 

여기에는 '이름을 정하는 기관'과 '실제로 이름을 붙이는 기관'이라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이름 목록 자체는 ESCAP/WMO 태풍위원회가 채택하고 관리하며, 북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열대저기압이 열대폭풍 수준인 최대지속풍속 34노트에 도달하면 일본 기상청 산하 RSMC 도쿄 태풍센터가 목록의 다음 이름을 부여합니다.

 

태풍 번호와 이름의 움직임도 서로 다릅니다. 태풍 번호는 해가 바뀌면 다시 제1호부터 시작하지만 아시아 이름은 12월 31일에 초기화되지 않고 전년도에 사용한 이름 다음부터 계속 이어집니다. 따라서 2026년 제13호가 돌핀이라는 사실은 2026년에 열세 번째 후보로 돌핀을 골랐다는 뜻이 아닙니다.

핵심 요약: 태풍위원회가 회원들이 제안한 이름 목록을 관리하고, RSMC 도쿄 태풍센터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실제 열대저기압에 이름을 부여합니다. 해마다 인기 있는 단어를 새로 고르는 방식이 아닙니다.

140개 태풍 이름과 국가별 제안 방식

태풍위원회의 14개 회원 국가·지역은 기본적으로 각각 10개의 이름을 제안해 모두 140개의 이름을 구성합니다. 기상청은 이를 28개씩 5개 조로 설명하며, 정해진 순서대로 끝까지 사용한 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연평균 발생 수를 고려하면 전체 목록이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5~6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이름의 소재도 사람 이름으로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동물, 식물, 음식, 신화 속 존재, 산과 강, 지역 문화에서 익숙한 표현까지 포함되며, 이름이 지나치게 길지 않고 발음하기 쉬우며 다른 회원의 언어에서 불쾌한 의미를 갖지 않는지 같은 점도 검토됩니다. 한국과 북한이 각각 이름을 제안하기 때문에 한글에서 유래한 이름도 목록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아래 목록은 일본 기상청이 '2026년 기준'으로 공개한 140개 슬롯을 제안 회원별로 묶은 것입니다. 다만 2026년 3월 제58차 태풍위원회에서 Wipha, Co-May, Matmo, Mitag, Ragasa, Bualoi, Kalmaegi, Fung-wong의 제명이 승인됐고 대체 이름은 다음 회의 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이 여덟 이름은 현재 교체 과정에 있는 항목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 캄보디아: Damrey, Koki, Nakri, Krovanh, Trases, Ampil, Krosa, Maysak, Chanthu, Nesat
  • 중국: Tianma, Yinxing, Fengshen, Dujuan, Mulan, Wukong, Bailu, Haishen, Dianmu, Haitang
  • 북한: Kirogi, Gaeguri, Kalmaegi(제명 승인), Surigae, Meari, Jongdari, Podul, Noul, Mindulle, Jamjari
  • 홍콩: Yun-yeung, Dim-sum, Fung-wong(제명 승인), Choi-wan, Tsing-ma, Shanshan, Lingling, Dolphin, Lionrock, Banyan
  • 일본: Koinu, Hebi, Koto, Koguma, Tokage, Tomo, Kajiki, Kujira, Tokei, Yamaneko
  • 라오스: Bolaven, Pabuk, Nokaen, Champi, Ong-mang, Leepi, Nongfa, Chan-hom, Namtheun, Pakhar
  • 마카오: Sanba, Wutip, Penha, In-fa, Muifa, Bebinca, Peipah, Peilou, Malou, Sanvu
  • 말레이시아: Jelawat, Sepat, Nuri, Cempaka, Merbok, Pulasan, Tapah, Nangka, Nyatoh, Mawar
  • 미크로네시아: Tirou, Mun, Sinlaku, Nepartak, Nanmadol, Soulik, Mitag(제명 승인), Saudel, Sarbul, Guchol
  • 필리핀: Maliksi, Danas, Hagupit, Lupit, Talas, Cimaron, Ragasa(제명 승인), Narra, Amuyao, Talim
  • 대한민국: Gaemi, Nari, Jangmi, Mirinae, Hodu, Narae, Neoguri, Gaenari, Gosari, Bori
  • 태국: Prapiroon, Wipha(제명 승인), Mekkhala, Nida, Kulap, Burapha, Bualoi(제명 승인), Atsani, Chaba, Khanun
  • 미국: Maria, Francisco, Higos, Omais, Roke, Barijat, Matmo(제명 승인), Etau, Aere, Lan
  • 베트남: Son-Tinh, Co-May(제명 승인), Bavi, Luc-Binh, Sonca, Hoaban, Halong, Bang-Lang, Songda, Saobien

핵심 요약: 14개 회원이 각각 10개씩 제안한 140개 이름이 기본 틀을 이루며, 동식물부터 음식과 지명까지 각 지역의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태풍 이름은 어떤 기준으로 제명될까

140개 이름이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태풍위원회 운영 매뉴얼은 회원이 특히 광범위한 파괴를 일으킨 열대저기압이나 그 밖의 이유로 이름의 사용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요청은 가능하면 해당 사건 뒤 1년 안에 알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사망자 몇 명, 피해액 얼마 이상이면 자동으로 삭제된다는 식의 고정 숫자 기준이 없다는 점입니다. 회원의 요청과 피해의 심각성,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태풍위원회 정기 회의에서 검토해 제명을 결정하고, 빈자리는 새 이름으로 교체됩니다.

 

실제로 2026년 3월 제주에서 열린 제58차 회의에서는 2025년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 태풍과 관련해 여덟 이름의 제명이 승인됐습니다. 한편 돌핀처럼 현재 사용 중인 이름이 앞으로도 계속 남을지는 한 번의 태풍이 끝난 직후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2026년 돌핀의 향후 명단 유지 여부 역시 현재 시점에서 미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핵심 요약: 큰 피해를 남긴 이름은 회원의 요청과 태풍위원회 검토를 거쳐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제명할 수 있습니다. 일정 피해액이나 사망자 수만으로 자동 삭제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돌핀이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졌던 이유

돌핀이라는 말을 듣고 돌고래뿐 아니라 노래나 돌핀팬츠 같은 익숙한 대상을 먼저 떠올린 것은 이름 자체가 일상에서 이미 여러 의미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6년 태풍 돌핀과 그 유행의 시기가 맞닿은 것은 명명 기준과 관계없는 우연입니다.

 

오히려 태풍 이름 목록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생활문화가 작은 이름표 안에 모여 있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홍콩의 중화흰돌고래가 Dolphin이 되고, 한국의 개미와 장미, 미리내가 Gaemi와 Jangmi, Mirinae가 되는 식으로 각 지역에서 익숙한 사물이 국제 기상정보의 공통 언어가 됩니다.

 

특히 돌핀은 이름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여줍니다. 시민 공모에서 후보가 나오더라도 곧바로 태풍 이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어에서의 의미까지 검토한 뒤 위원회의 승인을 거치며, 그렇게 목록에 들어간 이름은 몇 년에 한 번씩 순서가 돌아올 때 다시 등장합니다.

핵심 요약: 태풍 돌핀의 배경에는 최근의 인기 키워드가 아니라 홍콩의 지역 상징, 2005년 이름 공모, 국제적인 언어 검토, 140개 이름의 순환 체계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태풍 이름은 세계기상기구가 직접 하나씩 짓나요?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위원회 회원들이 이름을 제안하고 ESCAP/WMO 태풍위원회가 목록을 채택·관리합니다. 실제 열대저기압에 목록의 다음 이름을 부여하는 업무는 RSMC 도쿄 태풍센터가 담당합니다.

돌핀이 2026년 제13호라면 이름 목록에서도 13번째인가요?

아닙니다. Dolphin은 140개 아시아 이름 목록에서 74번째에 해당하는 이름입니다. 태풍 번호는 매년 제1호부터 새로 시작하지만 이름 순서는 전년도에 사용한 지점부터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두 번호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2026년 돌핀도 큰 피해가 나면 이름이 없어질 수 있나요?

가능 여부는 태풍이 끝난 직후 자동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회원이 이름의 사용 중단을 요청할 수 있고 태풍위원회 정기 회의에서 이를 검토해 결정하므로, 현재 시점에서 2026년 돌핀의 향후 제명 여부를 미리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자료

기상청 - 태풍의 이름

일본 기상청 - 태풍 번호와 아시아 이름의 부여 방식

RSMC Tokyo Typhoon Center - Names of Tropical Cyclones

Hong Kong Observatory - Dolphin and Lionrock to replace Yanyan and Tingting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 Western North Pacific and South China Sea Names

ESCAP/WMO Typhoon Committee - 58th Annual Session